봄 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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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日謾成 二首 中 二首 봄날 붓 가는 대로 써서 짓다. // 春來賞物住江皐,春氣濃於甕底醪。新染綠羅裁岸柳,淡臙紅糝綴園桃。東家人憶西家友,左手杯兼右手螯。二十年前花下醉,只今貧病謾勞勞。봄 春 2024. 5. 13. 21:43
봄이 와 구경하려고 강 언덕에 머무르니, 봄기운이 단지 속 막걸리보다 무르익었네. 새로 물든 푸른 비단은 강 언덕의 버드나무이고, 맑은 연지 붉은 싸라기는 동산의 복사꽃이네. 동쪽 집 사람은 서쪽 집 벗을 생각하고, 왼손에는 술잔 들고 오른손에는 조개 잡았네. 이십 년 전에는 꽃 아래서 취했는데, 지금은 가난과 병으로 하릴없이 고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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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日謾成 二首 中 一首 봄날 붓 가는 대로 써서 짓다. // 近來孤棲架岸广,多得勝趣還非貪。問月問花杯倒百,看松看竹逕成三。低墻已許山雲度,幽檻初驚野鳥喃。林外春江碧於染,一竿行欲釣淸潭。봄 春 2024. 5. 13. 21:39
근래 강가 바위 아래 집에서 고적하게 살아, 풍광 보는 취미 많아졌으나 탐욕은 아니라네. 달맞이와 꽃구경에 백 잔 술을 들이키고, 솔과 대를 바라보며 세 길을 이루었네. 나직한 담장에는 산 구름 지나가라 허락했고, 그윽한 마루에서는 들새 울어 놀라네. 숲 너머 봄 강물이 물들인 것보다 푸르기에, 맑은 물속에 낚싯대 하나 드리우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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閑中雜詠 // 捲箔引山色。連筒分澗聲。終朝少人到。杜宇自呼名。山靑仍過雨。柳綠更含煙。逸鶴閑來往。流鶯自後先。溪喧山更寂。院靜日彌長。採蜜黃蜂閙。營巢紫鷰忙。봄 春 2024. 4. 24. 18:22
발을 걷고 산빛을 끌어들이며, 대통을 이어서 샘물소리를 나누다. 아침 내내 이르는 사람 드무니, 뻐꾸기는 스스로 제 이름을 부르네.산이 푸르구나 막 비가 지났고, 버들은 푸르러라 다시 연기를 머금었네. 학은 한가로이 오고가누나, 흐르는 꾀꼬리는 절로, 먼저 울거니 나중 울거니.냇물 소리 시끄러우니 산이 다시 적막하고, 마을이 고요하니 해가 더욱 길구나. 꿀 따노라 누른 벌은 붕붕거리는데, 집 짓기에 자줏빛 제비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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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月三日。寄權仲範。삼월 삼짇날 권중범에게 부치다. // 三月三日雜花新。紫閣君家正耐春。搖蕩游絲多九陌。留連芳草與何人。風烟萬里空回首。藥物經年不去身。南郭舊遊渾似夢。白..봄 春 2024. 4. 10. 21:12
삼월 삼짇날에 온갖 꽃들이 새로 피니, 자각의 그대 집이 봄과 잘 어울리겠지. 하늘거리는 아지랑이는 도성 거리에 많겠고, 길게 이어져 있는 방초는 누구에게 주려나. 만리 펼쳐진 풍광에 괜스레 고개 돌릴 뿐, 해 넘도록 약물은 몸에서 떠나지 않는다오. 남쪽 성곽에서 옛날 놀던 일 온통 꿈만 같아, 백발로 저문 강가에서 읊조리며 바라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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踏苔。得苔字。이끼를 밟으며 苔 字 韻으로 짓다. // 春雪半融銀。天陰鳴凍雷。尋詩至溪上。不覺踏蒼苔。年華驚老心。野馬千仞來。風霜短髮改。得酒增七哀。賴荷新詩句。猶能慰幽懷。봄 春 2024. 4. 5. 21:26
봄눈이 어느덧 반 넘어 녹았는데, 흐린 하늘에 차가운 우레 울리네. 시구를 찾느라 시냇가에 이르렀다, 자신도 모르게 푸른 이끼 밟았구나. 봄빛은 늙은이 마음을 놀라게 하고, 아지랑이는 천 길 위에서 내려오네. 세월의 풍상에 백발로 바뀌었으니, 술을 마심에 온갖 슬픔 더하누나. 새로 지은 시 구절에 힘입어서, 그나마 그윽한 회포 달랠 수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