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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에 해 지자 저녁 연기 피는데, 농가에선 콩 타작에 밤늦도록 시끄럽네. 아이들이 웃으며 서쪽 봉우리 훤하다 하니, 먼 숲에서 달이 떠오른 것을 알겠도다.
눈에 가득한 가을 풍경을 보니 고향집 생각, 친구들과 안부 물은 지도 오래 끊겼는데. 해마다 강 위에 뜬 무정한 기러기는, 다만 가을 소식은 가져오고 편지는 가져오지 않네!
홀로 한가히 지내며 왕래를 끊고, 다만 명월 불러 고적한 신세 비추게 할 뿐. 그대는 살아가는 일 묻지 마오, 몇 경의 물결과 몇 겹의 산 충분하네.
하늘이 만물을 낳으면서 살게 하려는 마음이 아닌 것이 없다.
차가운 못 달 비치고 하늘은 맑은데, 그윽한 이 한 칸 방이 고요하고 밝구나. 그 가운데 스스로 참된 소식 있나니, 선의 공도 아니요, 도가의 명도 아니네.
가을 서당 조망을 뉘와 함께 즐길꼬, 단풍숲에 석양 드니 그림보다 낫구나. 갑자기 서쪽 바람 지나가는 기러기에게 부는데, 옛 친구는 편지를 보내 올란가 안 올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