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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라이 넓은 들에 봄보리가 일렁이니. 시내에 뿌리던 비 저녁 무렵 갤 때로다. 바람 불어 급히 앞마을 밖을 바라보니, 십리 펼쳐진 밭에 푸른 물결 일렁이네.
우뚝 선 동쪽 벼랑에 병풍바위 늘어서서, 올라볼 순 있어도 옆에 갈 순 없다네. 꽃피는 아침 달 밝은 밤에 자주 술에 취하여, 바람 앞에 머리 드러내고 두건 젖히고 시를 읊네.
석양이 은은하게 시내 언덕에 가득하고, 숲 너머 멀리서 피리소리 높게 들려오네. 알겠네, 나무하는 아이가 소 등에 올라타서, 먼 마을 홀로 가도 힘든 적이 없는 것을.
봄 지난 시냇가에 푸른 버들 드리워져, 십리의 긴 둑에 버들가지 어지럽네. 까닭 없이 날아와서 고운소리 지저귀니, 진종일 꾀꼴꾀꼴 하소연하는 듯하네.
솔 그늘 깊은 곳에 선들바람 불어와, 대자리에 티끌 없어 낮잠이 길어지네. 산새가 울지 않고 찾는 이도 없어서, 작은 집에서 달콤하게 깊은 잠을 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