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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에 상국 와서 유람할 적에, 밥 먹을 때 고기 없어 탄식하였네. 지금 용케 긴맛조개 맛보았거니, 가면서는 의당 소채 물리치리라. 붉은 소라 따위 어찌 비길 것이냐, 붉은 게도 비슷하지 아니하리라. 좋아함이 철에 따라 다르거니와, 유풍 역시 처음과는 변해지누나.
큰 벌레야 큰 벌레야 어디에서 왔기에, 동방에 찾아와서 재앙이 되었는고. 송백과 가래나무 옻나무 남김없이 먹고 나니, 산야가 텅 비어 쑥대만 남았구나. 아아아 큰 벌레가 쉬지 않고 파먹으니, 백성들이 찡그리며 탄식만 하였다네. 어찌하면 장사 얻어 단번에 제거하여, 다시금 국중에 좋은 재목 기른다지.
쉽게도 모여드나 종적 없이 사라지고, 어지러이 날개 치며 그물도 안 겁내네. 떼로 날다 궁궐 안의 버들 위에 내려앉고, 종소리에 깜짝 놀라 빙빙대며 울어대네. 새벽빛이 금 전각의 기와 위에 흩어지고, 밝은 햇살 섬돌 위의 오색 용을 비출 때면. 미물도 황제 은택 입은 줄을 아는 건지, 일시에 기뻐하며 와서 조알하는구나.
몸뚱이가 아주 작아서 서민이라 하는데, 사람 옷 속을 침입해 물어뜯길 좋아하네. 날카로운 부리로 독을 제멋대로 쏘아 대며, 어둔 밤에 숨어 다니는 꼴이 소인과 똑같구나.
몸은 여위고 수염이 긴 것이, 드넓은 바다에 두루 찼어라. 큰 놈들은 깊은 골짜기에 숨고, 작은 새끼들은 그물에 들어오지. 껍질 벗기면 붉은 옥과 같고, 창자를 꺼내면 붉은 밤 향기. 반찬으로 맛 좋은 것도 많지만, 참된 맛은 바로 신선한 이 맛.
너는 본디 큰 바다 헤엄쳤는데, 어찌해 끓는 물에 있게 되었니. 오늘 아침 좋은 선비 만났으니, 네 마음대로 용궁 향해 가거라.
듣자하니 여섯 마리 금자라가, 삼산을 그 머리로 이고 있다지. 큰 몸이 푸른 바다를 가로지르고, 긴 수염은 푸른 물가를 에워싼다네. 서로 사귀매 교룡이 몸을 굽히고, 어류들을 모두 신하로 부리지. 어느 누가 이 자라를 끌고 와서, 중국의 반을 뒤흔들어 놓을꼬.
서남쪽 지방에선 나지 않으니, 동북쪽 지방에서 가져왔구나. 쟁반에 수북이 은빛 회가 쌓였고, 도마에는 백설 같은 빛깔 빛난다. 말려서 화로에 구우면 별미이고, 진하게 간장에 졸이면 향기롭지. 여곽을 먹는 사람이 먹기 좋지만, 고량진미 먹는 이도 실컷 먹긴 어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