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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현의자를 보건대, 늘 반포의 마음을 품고 있구나. 암수컷을 비록 구분할 수 없지만, 효성스런 뜻은 모두 깊어라. 한밤중 추운 나무에서 울고, 석양에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청컨대 그대 나라가 혼란할 때, 지붕 위에 올라가 울지 말라.
방어는 몸집이 매우 큰데, 한 척은 넘고 한 길은 못 되지. 물 밖에 나오면 검은 빛이요, 속을 가르면 붉은 빛 선명하지. 살이 두터워 구워도 잘 안 익고, 기름이 많아 먹기가 좋지 않네. 국가가 태평한 운세 만났으니, 꼬리 붉은 데 마음 쓸 일 없으리.
시월이라 풍상이 매우 차니, 부엉이 우는 소리 끊이지 않네. 깃털은 다른 새들과 다르고, 소리도 다른 새들과 달라라. 밝은 대낮에는 깊이 숨고, 날이 어두워야 날아다니지. 어서 깊은 산으로 가거라, 사람들이 모두 너를 잡으려 한다.
형상은 말통만큼이나 크고, 몸 무거워 걸음은 뒤뚱뒤뚱. 높은 이마는 금빛이 찬란하고, 기이한 털은 흰 눈빛이어라. 도둑을 지키며 소리를 지르고, 손님이 오면 반드시 꽥꽥 운다. 금강경 베끼길 기다리지 않고, 늘 수십 마리 길들인 놈을 키우네.
타고난 성품이 새벽을 살펴서, 맑은 소리로 시각을 알리누나. 한 번 울어 도척을 경계하고, 세 번 울어 순임금 반성케 하네. 막부에서는 충분을 품었었고, 진나라 관문에서는 죽음을 벗어났지. 소리 들은 것은 비록 다 같지만, 마음 속 생각은 각기 달랐어라.
두꺼비가 달 궁전에서 내려와, 세상에 머문 지 얼마나 되었는고. 몸에는 황금 좁쌀이 뒤덮였고, 가슴엔 백옥 가죽을 둘렀구나. 혀가 기니 파리가 절로 잡히고, 소변이 독하니 독사도 피한다. 사람이 너처럼 복이 많다면, 용맹이 없은들 무슨 걱정이랴.
그 형상 어리석고 둔하지만, 희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물. 진흙탕에 늘 빠져서 뒹굴고, 저습한 곳에서 잘도 살아가누나. 먹는 것은 더러운 음식 좋아하고, 주린 배 채움에 맑은 것은 싫어하네. 배를 끌며 사는 게 아무리 고생이라지만, 어찌 솥에 삶아지는 것을 원하리오.
성품이 대체로 오래 살고, 언덕 위에 한 떼로 움직인다. 흰 수염은 천 올 눈과 같고, 구불구불한 털은 만 더미 구름. 둥근 눈동자는 황금 탄알이요, 한 쌍의 뿔은 옥 갈고리이어라. 동이술 마실 때 늘 잡아먹나니, 희생으로 쓰이는 건 말할 게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