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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雪寄景三 대설 경삼에 부쳐. // 今日山中惡風雪。一寒江上復如何。白屋獨燒秋後葉。孤舟應得夜來魚。千林極望無行逕。十里何由見尺書。莫向山陰回小棹。故人搖落正端居。겨울 冬 2024. 1. 21. 16:07
오늘 산중에는 눈보라가 사나운데, 그대 사는 차디찬 강가는 또 어떠하려나. 초가에서 홀로 가을 지난 낙엽 태우고, 외딴 배에서 밤 되어 물고기 잡으리라. 숲을 멀리 보니 오솔길 보이지 않는데, 십 리 멀리에서 어떻게 편지 받아 볼까. 산음에서 오다가 작은 배 돌리지 말게, 벗이 쓸쓸하게 조용히 지내고 있으니.
* 산음의 고사는, 진나라 왕휘지(王徽之)가 산음에 살 때 갑자기 섬계(剡溪)에 사는 벗 대규(戴逵)가 보고 싶어 즉시 작은 배를 타고 밤새도록 찾아갔다가 정작 문 앞에 이르러 대규를 만나보지 않고 그냥 돌아왔던 고사로, 벗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한다.마지막 구의 ‘요락(搖落)’과 ‘단거(端居)’의 시어가 말해 주듯 작자도 형편이 좋지 않고 외롭게 지내는 신세였다.게다가 바로 얼마 전 경삼과 눈 내리는 밤에 같이 그의 거처에서 시간을 함께 보낸 일이 있었다. 그러니 더 그리울 수밖에. 下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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