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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각 작은 연못 초옥 동편 있는데, 하늘 빛과 구름 모습 맑은 물 속 비치누나. 밤에 홀로 거니니 물결은 고요하여, 별과 달이 땅 속에 있는 것만 같구나.
육우가 남긴 다경도 좋고, 유령의 주송도 특이하거니와. 담바고가 지금 새로 나와서, 귀양살이하는 자에게 제일이라네. 가만히 빨아들이면 향기가 물씬하고, 슬그머니 내뿜으면 실이 되어 간들간들. 여관 잠자리가 늘 편치 못하여, 봄날이 지루하기만 하다.
심은 솔은 천 그루의 아름드리나무 됐고. 대는 올해 두어 뿌리 처음 옮겨 심었어라. 사방이 다 산이라서 안계를 막아 주니, 집이 본래 시끄러운 곳과 멀리 떨어졌네.동틀 무렵 구름 걷혀 산이 모습 드러내니, 한봄의 맑은 경치 지금 한창 여유롭네. 부귀영화 좇아 본들 무슨 보탬 있을쏜가, 근래에 자연 속에 살게 된 게 다행이지.
오십 년 동안 푸른 산 아래 누웠는데, 어인 일로 시비가 인간에 이르는가. 작은 집에 봄바람 무한히 불어오니, 꽃은 피고 버들은 조는 듯 한가롭고 또 한가롭네.
온갖 꽃떨기 속에 청초한 그 모습이, 홀연히 광풍을 만나 붉은 빛을 덜었구나. 수달의 골도 옥뺨을 능히 고치지 못하니, 五陵의 공자 한이 무궁하여라.
맛난 과일 물에 담가놓고 술기운은 얼큰한데, 책 몇 권 평상 위에 어지러이 널려있다. 성긴 대숲 사이로 시원한 바람 불어와, 누워서 보는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흘러간다.